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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ck Ez 키보드 구매기 (3)

ARTBRAIN 2021. 3. 24. 01:20

Planck 키보드 구매에 대한 감상이야.
키보드 자체에 대한 내용, 주변 기기에 대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라.

··· 다만 그들 가운데에는 ‘만년필도락’이라 할 만한 사람이 있어서, 자루를 쓰기도 전에 싫증이 나서 새로운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고, 그걸 손에 넣고 조금 지나면 다른 종류의 물건을 갖고 싶어 한다. 이들은 이것에서 저것으로 각종 펜과 축을 써보며 기뻐하지만, 이건 오늘날의 일본에서 그리 가능한 취미라 생각되지 않는다. 서양에는 파이프에 취미를 갖고 대소장단을 여러 가지로 뒤섞은 벌을 난로 같은 곳에 예쁘게 늘어놓고 유쾌해하는 사람이 있다. 단순히 수집광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파이프를 장식하는 사람도, 술잔을 모아들이는 사람도, 술병을 모아두는 사람도, 모두 같은 흥미에 사로잡힌 것으로, 이들은 같은 종류의 물건들 가운데 초심자가 보기에는 알아볼 없을 같은 미묘한 차이를 예민하게 분별하여 느끼는 자신들의 비교력 우수를 사랑하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 만년필광도 성질로 말하자면 다소 실용에 가까운 점으로 위의 예들과 구별할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없어도 것을 다섯 자루, 여섯 자루 씩이나 갖춰놓으니 지금 예로 종류의 수집광과 크게 다를 없다. 다만 수에 이르러서는 적어도 목하의 일본 상황에서는 서양 파이프 미치광이의 분의 일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마루젠에서 팔리는 하루 자루의 만년필 가운데 구십구 자루 까지는 평범한 인간의 필요에 의해 책상 혹은 포켓 안에 비치되는 실용품이라 보아도 지장이 없을 것이다. 만년필이 수입되고 나서 오늘날까지 이미 년이나 지났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고가인 것에 비해 대단히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은 따질 필요도 없는 사실인 같다. ··· 

나쓰메 소세키의 ‹ 나와 만년필 › 중에서


덕질을 표현한 글 중 이처럼 정확한 문장이 또 있을까. 효용을 핑계대지만, 결국 호기심이나 구매욕의 이끌림에 지나지 않고, 먼저 구매한 것에 싫증이 난 탓에 이것저것 사대는 거지. 

신은 디테일에 있다잖아.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것은 확실히 즐거운 일이야. 게다가 이런 특이한 키보드를 익히는 건 작은 성취감도 느끼게 해주지. 실패하기 어려운 작은 도전. 하지만, 키보드는 키보드일 뿐 -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봐. 혹자는 글쟁이들의 뽁뽁이라고도 하더라구. 타이핑의 즐거움을 강화하는 건 확실한 장점이지만, 일단 타이핑에 몰두하면 멤브레인이든 펜타그래프든 알 게 뭐야^^ 본질은 타이핑이 아니라 화면에 뜬 결과물이잖아.

애매하게 '더 좋은 키보드'를 선택하지 않고, 특이한 키보드를 산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봐.
주변에 누군가 기계식을 사겠다고 하면, 나는 Gherkin이나 해피해킹, Vortex core를 추천할 것 같아. 난 최소의 키로 최대의 효용을 내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 또... 작은 걸 귀여워 하기도 하고^^ 

아래 이미지 링크 

1. www.youtube.com/watch?v=suEJ7orQ3S0
2. imgur.com/a/KgeWp
3. rhinofeed.com/blog/happy-hacking-professional-2-review

Vortex Core - @Rhinofeed
Gherkin Keyboards
HHKB @Rhinofeed

 

2021.4.26 update

이 키보드만으로 모든 공적+사적인 일을 모두 처리하는 게 이제 40일 정도 되었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내게 맞는 키보드로 거듭나고 있고, 만족감은 여전히 좋아. 간단히 그간 있었던 일을 좀 더 적자면,

• 키캡이 약간 뿌얘졌어. 좀 더 푸근한 색상이 되었는데, 그렇다고 흰색이 아니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서랍에 넣어 둔 여분의 키캡과 비교해 보면 광채(?)가 좀 약해진 느낌이 들어. 여전히 좋아. 

• 닌텐도 파우치에 넣고 매일 통근을 하다보니 약간 바닥면의 휨 현상이 발생하는데, 복구력이 있어서 잠깐 내려놓고 쓰다보면 휜 것이 사라져. 오래 쓰면 고장이 나겠지?

• 게이트론 황축과 질리오스 v2를 구입해서 테스트 해봤는데, 게이트론 황축은 카일박스 적축 (내 기본축) 보다 조금 싼 맛이 있어서 안쓰고 있고, 질리오스 v2는 넌클릭 타입에 키압이 좀 높지만 질감이 좋아서 lower, raise 버튼만 교체해서 쓰고 있어. (게저갈은 배송 중) 키의 갯수가 적어서, 스위치를 사는 비용에 부담이 적단 게 오쏘의 장점 중 하나인 것 같아.

윤활이란 거, 막강하더라. 슈퍼루브로 간이 윤활만 했는데, 사용감이 확 달라지더라구. (물론 좋은 쪽으로) 그런데 사흘 정도 지나면 처음의 20% 정도의 효과밖에 안남는 것 같아. 다음에는 크라이톡스를 테스트해볼까봐.

• 키 수가 적다보니, 아무래도 키를 조합하는 걸 많이 시도하게 되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어. 바로, 한글을 쓰다가 잠깐 영문을 쓰고자 할 때는, option키를 누른 채로 타이핑하면 영어를 임시로 쓸 수 있다는 것. 물론 한/영 변환에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익숙해지면 편해. 

• 비슷한 개념으로, 영문 모드에서 option을 누르면, 아래와 같은 특수문자를 입력할 수 있어. 이건 맥 사용자라면 공통 사항이니까, 오쏘 키보드와는 관계가 없겠지만, 두루두루 유용할 것 같아서 기록을 남겨. 주로 라틴 문자의 악센트를 쓸 수 있는데, © 마크나 … 같은 건 유용한 것 같아. 참고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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