ときめき。

Art, Design, Essay, News

LOG/LIB 14

프로그레시브 음악, 좋아하시나요?

사람의 취향이란 거, 어쩔 수 없다 생각해 난.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이 싫어할 수도 있는 거고, 남들이 열광하더라도 나 싫으면 그만인 거잖아. 어쩌다 보니 프로그레시브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평생을 살면서 주변에 영업을 해 봤지만, 앨범 하나를 좋아하게 만들긴 했어도, 장르까지 좋아하게 하진 못한 거 같아. 지금이야 인터넷으로 비슷한 성향이 더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지만, 한창 음악을 듣던 80년대 말 ~ 90년대까지는 거의 섬처럼 음악을 들었어. 낙원상가 근처에 살던 것과, 음악을 좋아하시던 외삼촌, 라디오를 통해서 큰 영향을 끼쳤던 성시완, 전영혁 님의 영향이었던 거 같아.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소설이나, 90년대에 우리나라를 몰아쳤던 씨네필 문화도 한 몫 한 것 같고. 취향은 설득한다고 바뀌는 게 ..

LOG/LIB 2020.12.31

나의 피는 잉크가 되었소.

나의 피는 잉크가 되었소. 사람들이 이 불쾌한 일을 어떻게 해서든지 방해했어야 좋았을 텐데. 나는 뼈 속까지 중독되었소. 나는 검은 비애 속으로 노래를 불러 넣었고 지금 그것은 나를 두렵게 하는 바로 그 노래요. 그리고 좀 더 나은 것은, 내가 나병에 걸려 있다는 것이오. 마치 프로필같은 이 곰팡이 얼룩들을 당신은 아시오? 나의 나병의 어떤 매력이 세상을 우롱하고, 또 세상이 나를 껴안도록 부추기는지 난 모르겠소. 세상은 어쩔 수 없소. 그 결과들은 내가 알 바가 아니오. 난 내 상처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내보이지 않았소. 사람들은 매혹적인 기발한 착상이라고 말하고 있소. 그것은 나의 과실이요. 필요없이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은 미친 짓이지요. 나의 혼란은 탑으로 쌓으면 하늘까지 올라갈 것이오. 내가 사..

LOG/LIB 2020.12.25

다문 입으로 파리가 들어온다

전갈은 어째서 독을 품고 거북은 무엇을 생각할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은 무슨 노래를 부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을 맞을까 나뭇잎은 어째서 초록색일까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도 안되고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 빠블로 네루다 옛날에 메모장에 옮겨 둔 시인데, 누가 번역했는지, 문장은 맞는지 확실하지 않다. 제목은 왜 저런 제목인지, 이 시의 제목이 맞기는 한 건지도 모른다. 그래, 모른다. 질문하다 사라질 듯. * UPDATE 2021.09.15 - 전체 내용이 담긴 시를 찾았기 때문에 다시 옮김. 번역이 이전과 다르네. 제목도 '한국 제목'과 원래 제목이 다른가 봐.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

LOG/LIB 2020.11.28

나는 별이다.

ICH BIN EIN STERN 나는 별이다 Herman Hesse Ich bin ein Stern am Firmament, 나는 높은 하늘의 별이니 Der die Welt betrachtet, die Welt verachtet, 세계를 바라보며, 세계를 비웃고 Und in der eignen Glut verbrennt. 나 자신의 뜨거운 불에 몸을 사른다. Ich bin das Meer, das nächtens stürmt, 나는 밤마다 노도치는 바다니 Das klagende Meer, das opferschwer 지난 죄에 새로운 죄를 쌓아 올리고 Zu alten Sünden neue türmt. 호된 희생물을 바치는 탄식의 바다여라. Ich bin von Eurer Welt verbannt, 나는 ..

LOG/LIB 2020.05.07
728x90
반응형